미 국회의사당, 트럼프 지지자 난입... 1명 숨져

【2021년 1월 6일】
1월 6일(미국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건이 벌어진 w:미국 국회의사당의 모습

이날 오전부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워싱턴DC 곳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승복 불가 입장을 밝히기는 하였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확정할 예정이었던 상하원 합동회의가 시작되는 오후 1시까지 상황은 평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후 1시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으로 행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회의 개시 즈음 시위대 수백 명이 주변의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사당으로 진입했다. 대부분이 백인 남성이었고 경찰의 제지도 소용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들은 잔디밭을 가로질러 의사당 건물로 내달렸고, 경찰 병력이 허둥대는 사이 일부는 의사당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상하원은 시위대의 난입으로 휴회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같은 의회 요인들은 급히 대피했다. 일부 시위대는 상원의장석까지 점거하기도 하였으며, 하원에서는 시위대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안에서 경호인력이 기물로 문을 막고 권총을 겨누며 대치하였다.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까지 동원될 정도의 상황이었고, 남부연합기를 든 시위대도 곳곳에서 포착되었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1천100명의 주방위군이 사태 해결을 위해 투입됐으며 버지니아주 경찰관 200명도 워싱턴DC로 이동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사건으로 국회의사당 출입구의 작은 선반으로 기어오르려던 한 여성이 목 부위에 총을 맞아 결국 숨졌다. 또 CNN은 시위대의 폭력으로 여러 명의 경찰관이 다쳤으며 최소 1명은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시간 가량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2시간 만에 시위대 해산을 요청하는 영상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미국 연방 의회에 난입한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우리는 평화를 가져야만 한다. 우리는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해산을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에 대해선 여전히 승복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하며 지지자들의 대선 사기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매우 특별하다"면서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이 시위대를 '애국자'라고 불러 구설에 올랐다. 이방카 선임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미국의 애국자들이여. 어떠한 안보상의 위반이나 우리의 법 집행에 대한 무례한 태도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폭력은 당장 멈춰져야 한다. 제발 평화를 지켜달라"고 밝혔다. 역풍이 일자 이방카 보좌관은 결국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의회에 난입한 시위자들을 애국자들로 부른 것이냐'는 미 CNN방송 기자 케이트 베넷의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아니다"라며 "평화로운 시위가 애국적인 것", "폭력은 용납될 수 없으며 가장 강력하게 규탄돼야 한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도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는 법과 질서의 정당이다. 누구든지 선을 넘는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도로 기소하라"고 말했다.

반대파의 고의적 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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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사람들 중 일부가 실제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라 트럼프의 반대 세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 난입 사건은 미국의 극좌파 단체인 안티파 (ANTIFA)가 고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인 척을 하며 폭력적인 행동을 저질러 비호를 사는 행위를 했던 것이며, 동시에 트럼프에 반대하는 세력과 언론들이 너무나 조직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점에서 의혹이 제기된 것이었다. 트럼프의 반대 세력에서 일부러 과도하게 지지하는 척을 하여 트럼프의 또 다른 반대파를 만드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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