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뉴닉,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위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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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8일】
뉴닉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시사 이슈 뉴스레터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23만여 명의 구독자(9월 10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으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뉴스레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영미권에서 젊은 세대를 공략해 수백만 구독자를 가진 뉴스레터 TheSkimm을 벤치마킹해 국내에서 주목받았다.
최근 뉴닉을 둘러싼 ‘뒷광고’ 논란이 일었다. ‘뒷광고’라는 단어는 유명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이 유료광고임을 표기하지 않고 시청자를 기만한 광고 행태를 비판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페이스북 채널 ‘짱기자’는 뉴닉의 뒷광고 의혹을 제기했다. 뉴닉의 콘텐츠가 광고성 정보에 해당되고, 이를 바탕으로 현행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뉴닉은 수익모델로 ‘브랜디드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티브 광고’라고도 부르는 ‘브랜디드 콘텐츠’는 광고성 정보를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여 독자가 거부감없이 볼 수 있게 한다. 한국에서는 과금 콘텐츠에 거부감이 유독 높다. 많은 뉴미디어들이 유료 구독보다는 광고 콘텐츠를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광고 콘텐츠는 무료로 운영되는 뉴스레터에 적합한 수익모델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특히 뉴닉은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보낸다는 뉴스레터의 본래 목적과 수익성 있는 광고를 동시에 추구했다. 전체 뉴스레터 중 한 꼭지에 (#광고) (#브랜디드) 라고 해시태그해 해당 부분에만 ‘브랜디드 콘텐츠’를 전달한다.
뉴닉의 브랜디드 콘텐츠 26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시민단체 캠페인이 8건 이었고 기업 CSR 광고가 2건 이었다. 공익적 성격을 지닌 광고가 절반에 가까웠다. 이는 공익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의 특성에 부합하는 시도였다.
하지만 8월 27일 발송된 ‘쿠팡 오픈마켓’ 브랜디드 콘텐츠는 달랐다. 공익적 성격을 지녔다고 보기 어려웠고 내용 전반이 오픈마켓과 연관됐다. 관점에 따라 ‘잘 만든 상업적 광고메일’로 인식할 여지도 있었다. 뉴닉이 표방했던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상업적인 내용의 브랜디드 콘텐츠는 총 16건이었다.
팩트체크팀Reload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뉴닉의 뉴스레터가 ‘광고성 정보’를 담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뉴닉이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지 검증해봤다.
“광고 표기 방식, 위법하지 않다”
편집‘팀 내부 인력이 특정 산업을 조사하여 콘텐츠를 작성했고 콘텐츠가 뉴스레터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이메일 전체를 광고성 정보로 보기 어렵다’
뉴닉 김소연 대표는 콘텐츠 상단에 (#광고) 문구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내부 가이드라인을 잡았고 표기 방식이 위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입장문에 따르면, ‘마케팅팀이 직접 자료를 조사’했고 ‘뉴스레터의 전체가 아닌 일부분’에만 해당되기 때문이다.
뉴닉의 콘텐츠는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인가?
편집정보통신망법에서는 재산상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자가 고객에게 보내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로 본다. ‘기존 계약의 안내 문자’나 ‘포인트 소멸 안내’처럼 새로운 거래를 유도하지 않는 경우는 예외다. 화근이 된 8월 27일 뉴스레터에서 뉴닉은 오픈마켓의 개념을 소개하고 특정 기업의 링크를 첨부했다. 기업을 홍보하고 새로운 계약을 유도하는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다. 또, (#광고)라는 해시태그가 붙어 광고주와 명시적인 계약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9월 9일 뉴스레터는 환경단체들의 탈석탄 캠페인 ‘석탄을 넘어서’를 다뤘다. 환경보호를 위한 공적 캠페인을 다뤘지만, 뉴닉이 밝혔듯 광고비를 받고 제작했다. 또 연결된 설문조사는 캠페인 홍보 및 지지 독려의 성격이 강하다. 관련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간한 ‘불법스팸방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 안내서’에 따르면, 공익 콘텐츠라도 이미지 홍보성이 있으면 광고성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기만적 광고로 비춰질 지도
편집'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제2조 2. "광고"라 함은 사업자등이 상품등에 관한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제1호의 규정에 의한 전기통신,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전기통신기본법 2조 1항 "전기통신"이라 함은 유선ㆍ무선ㆍ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부호ㆍ문언ㆍ음향 또는 영상을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을 말한다.
뉴닉은 기본적으로 전기통신을 사용한다. 뉴스레터의 브랜디드 콘텐츠는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상품 등을 소비자에 알리고 있기도 하다. 이는 표시광고법에 따른 ‘광고’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튜브 ‘뒷광고’ 논란과 관련한 개정안을 6월에 발표했다. 공정위 관계자에 법률 해석을 문의한 결과, 표시광고법상 ‘상업적 정보’란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의미한다. 정부의 정책 홍보와 같이 상업성보다 공익성이 강하면 표시광고법상 부당한 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광고라는 사실을 은폐·축소해 소비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면 ‘기만적 광고표시’에 해당한다. 여기에 브랜디드 콘텐츠의 맹점이 있다. 구독자가 관심있는 유용한 정보와 상업적 정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뉴닉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한편으론 광고라는 사실을 축소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 해시태그로 충분할까?
편집정보통신망법은 더욱 엄격히 광고성 정보를 규정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대가를 받았으면 기본적으로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라고 한다. 이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이메일 제목에 ‘(광고)’라고 반드시 덧붙여야 한다. 그래야만 사용자를 원치 않는 광고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뉴닉의 콘텐츠는 광고를 통해 재산상 이득을 얻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상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다. 김 대표가 ‘광고 표기가 잘못되지 않았다’고 한 주장과 다르게, 메일 제목에는 ‘(광고)’ 표기가 붙어야 한다. 광고성 정보가 부분적이라는 주장이나 브랜디드 콘텐츠 상단의 해시태그는 법적 기준과는 관련이 없다.
‘광고성 정보’에 대한 동의?
편집광고성 정보를 보내기 위해서는 수신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 명시적 동의란 수신자가 ‘내가 광고 정보 메일을 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스팸 관련 정보통신망법 안내서 Q&A’에 따르면, 일반적인 ‘정보메일서비스 수신동의’와 ‘광고성 정보 수신동의’는 수신자가 구분해서 인식하고 동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앞엣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제22조 3항에 해당하고 뒤엣것은 정보통신망법 제 50조 1항에 해당한다. 이는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새로운 제품, 서비스에 관한 광고성 정보는 받고 싶지 않지만 비밀번호 변경, 마일리지 소멸 등 이용 중인 서비스를 위한 메일은 받고 싶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두 항목은 서로 다른 법률에 의해 관리된다.
하지만 뉴닉의 뉴스레터를 받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수집 및 이용약관에 동의합니다)라는 항목 하나에만 체크하고 이메일을 적으면 된다.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항목은 없다. 김 대표는 뉴스레터의 일부가 광고성 정보임을 인정했다. 이용약관에 동의한 구독자들이 광고성 정보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보통신망법의 위반의 소지가 있다.
실제 위법 여부는 기관이 따져봐야
편집관련 법 검토와 유관기관에 대한 자문 결과, 뉴닉의 사례는 적용되는 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이메일에 ‘(광고)’를 표기해야 하고 광고성 정보 수신동의를 따로 받아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이라 볼 수 있다.
다만 표시광고법에 의하면 주로 공익성을 갖고 상품 및 서비스의 구매를 유도하지 않는다면, 기만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 살펴본 ‘석탄을 넘어서’ 같은 공익 캠페인 콘텐츠는 기만광고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뉴스레터에 대한 사례가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명백한 위법성 판단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방송통신위원회 신고를 통해 가릴 수 있다.
최종결과
편집팩트체크팀 ‘Reload’는 표시광고법, 정보통신망법을 주로 검토해 ‘광고표기방식이 위법하지 않다’는 뉴닉 김소연 대표의 주장에 대해 ’대체로 사실 아님’라고 판단했다.
최근 ‘유튜브 뒷광고’ 이슈가 불거지면서 기만적인 광고 행태에 대해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을 발표했고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됐다. 국회에도 관련한 표시광고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한편 뉴닉은 자발적인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 구독자에게 ‘브랜디드 콘텐츠’의 존재와 운영방식에 대해 꾸준히 알려왔고 9월 9일 뉴스레터에서는 광고 꼭지의 앞뒤로 그래픽을 추가해 특정 구간에서 광고라는 점을 독자에게 인식시키고 있다.
‘어피티’, ‘폴인’ 등 국내에서도 ‘뉴스레터 미디어’가 인기를 끌면서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한 수익사업도 계속해서 관심받고 있다. 어피티는 ‘광고 머니레터’를 수익모델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고, 뉴스레터 ‘폴인’은 뉴스레터를 “생산자에겐 마케팅 채널이지만, 독자에겐 콘텐츠 채널”이라고 발언했다. 뉴스레터는 광고를 포함할 수 있다는 인식이 담겨있다.
뉴스레터는 광고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독자는 무료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규제에 묶이지 않은 상업적 광고는 언제든 소비자를 기만할 수 있다. 현행 ‘표시광고법’, ‘정보통신법’ 등에서 ‘뉴스레터 미디어’와 ‘브랜디드 콘텐츠’의 특성을 고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수백만 구독자를 지닌 유튜버가 추락하는 현상들은 대중을 기만하는 ‘뒷광고’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뉴닉의 경우, 김 대표가 소비자를 기만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브랜디드 콘텐츠를 이해하는 독자가 있는 반면 권익이 침해됐다고 느끼는 독자도 있었다. 모든 독자들을 만족시켜야 ‘뉴스레터 미디어’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뉴스레터의 자발적 노력과 제도적 보완이 함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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